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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억압이 극심했던 1970년대 대학시절에 유행했던 어느 노래가락이 떠오른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 이라서 말 못하는 이 가슴은 이 밤도 울어야 하나 ~ " 속박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갈망과 더불어 낭만과 불안이 도처에 둥둥 떠다니던 그 혼돈의 시절이 여전히 아련하고 애틋하다. 상처입은 얼굴들이 많던 그 시절 대체 '무엇이' 인간 사이의 사랑 결실조차 방해했던 건가 ? ........................................... 정신 내부에서 평생 영향력을 발산하는 상처 흔적들은 주로 '박탈', '유혹', '놀램'으로부터 온다. 박탈이란 마땅히 누려야할 인간적 권리를 누리지 못한 상태를 의미하며, 유혹이란 감당하기 힘든 성적 과잉자극을 의미한다. 박탈이 심하면 자존감이 미발달하고 안전감이 미약해져 타인과 편안한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자기애 장애'들이 생긴다. 그리고 자아가 미성숙한 어린시절에 유혹을 겪으면, 사춘기 이후부터 평생 성쾌감을 향유하기 힘들어하는 히스테리에 함입된다. 히스테리란 감당하기 힘든 심리적 요소들을 '신체 증상으로 전환'시켜 표출하는 '전환성 신경장애'(neurotic conversion disorder)다. '무의식의 그것'을 자기신체의 마비와 고통으로 표출하는 것이, 말과 행동으로 타인에게 표출할 경우 겪을지 모를 끔찍한 사태들보다 훨씬 안전하다 느끼기 때문에 생겨난 방어적 타협형성물이다. 히스테리 증상이 일어나는 부위는 몸 전체에 해당한다. 머리(편두통), 얼굴(틱, 안면마비), 눈, 귀, 코, 피부(시각, 청각, 후각, 촉각 기능의 과민 또는 마비), 입(혀의 미각 기능 마비, 치통), 목(갑상선, 식도 경색..), 호흡기(비염, 호흡곤란,..) 심장(고혈압..), 소화기(구토증, 위경련, 소화불량, 장 기능마비)...성기(성교시 통증, 발기부전, 불감증, 성교 혐오), 배설기관(변비, 치질, 배설장애), 운동기관(팔 다리...근육 마비)... 모종의 연관성에 의해 '무의식의 그것'과 연상-연결될 가능성을 지닌 모든 신체 부위가 히스테리 대상이다. 히스테리는 왜 생기는 걸까? 여느 신경증처럼 히스테리 역시 다중 요인들이 결합되어 발생한다. 상처(구강기의 욕구 좌절, 관계 박탈 + 남근기 '유혹'), 리비도 발달장애(고착된 오이디푸스 욕동-환상, 갈등), 자아의 방어 구조(억압, 전환), 비주체적 환상구조 (이상적 대상에게 리비도와 자기가치를 모두 투여해 그 대상에게 사랑받는 낙으로 사는), 금욕주의 가치관(경직된 초자아, 부정적 사후작용) 등이 주요 요인으로 기능한다. 본능욕동에 대한 통제 강도를 조절하는 시대적-사회적 문화 양태와 개인의 우연한 경험 양태에 따라, 이 요인들의 구성 비율과 상호 결합 양태가 개개인의 히스테리 사례마다 달라진다. 따라서 혹자의 히스테리 증상에 대한 총체적 진단과 대결을 하려면, 일차적으로 그/녀의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요인들 하나하나에 대한 뿌리 추적과 세세한 돋보기 작업이 필요하다. 19세기 유럽에는 히스테리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현대에 비해 유난히 많았다.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유럽사회의 냉엄한 기독교 금욕주의 문화가 '성'에 대한 과도한 (1차, 2차) '억압'을 일으켰고, 그로인해 다수인들이 '성'에 대해 과민한 생리심리 상태가 되어, 도처에서 (세간에 '쉬쉬'된, 자아가 수용할 수 없는 비밀스런) 성자극 사건('유혹')들이 다발적으로 발생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성'에 대한 사회적 처벌(법적-도덕적 거세)이 유난히 가혹하면, 사회의 규범요구에 적응하려는 자아의 '억압'기능이 강화되는 동시에, 억압에서 벗어나고픈 무의식(이드)의 반발(소망충족 욕구)도 그만큼 강력해진다. 성욕동과 공격욕동이 오랜기간 억압되어 외부로 분출되지 못하면, 더이상 그것을 통제하기 힘들어져 정신의 붕괴사태 내지 (몽롱한 해리상태에서의) 치명적 실수들이 발생된다. 그래서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안전한 방책 중 하나로 '신체 증상으로의 전환 분출'이 선택되는 것이다. 히스테리 증상에는 "억압된 본능욕구를 외부로 표출해 만족감을 얻고 싶다"는 원초적 소망과, "표출하면 네 인생 끝난다!"는 내부-외부의 준엄한 심판목소리들 사이의 극심한 갈등과 불안이 함께 담겨있다. 그런데 (격하게 엄습하는) 신체고통을 주기적으로 (짦게 오랜기간) 반복하는 히스테리가, 마음 속에서 외부세계를 향해 분출하고픈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히스테리가 현실에서는 차마 '말'로도 행동으로도 직접 표현하지 못한 채, 갈등과 불안에 묻혀 '신체 증상'이라는 모호한 상징으로 표현할 뿐인 '그 과잉 긴장, 흥분, 소망'의 정체는 무엇인가? 갑자기 침투되어 자아가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성 자극, 자아가 주체할 수 없기에 반드시 외부로 분출해야만 하는 넘치는 내부자극과 긴장, 세속의 일상 관계들에 정신을 골고루 쓸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성감정! 프로이드는 그것을 '유혹'이라 칭했다. 누군가가 '유혹'을 받아 '강렬한 성자극이 정신에 침투되면'....그/녀의 정신에는 강한 긴장 흥분이 일어나고 그 흥분 긴장을 유혹 느낀 그 대상을 향해 분출해 해소하고픈 욕구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그 분출 욕구가 내적요인(거세불안, 초자아 불안, 현실불안)과 외부요인(대상의 거부, 사회의 금지 압력)에 의해 계속 좌절되면, 무의식의 분출압력이 드세지고 자아의 방어에너지가 고갈되어 정신균형이 깨지게 된다. 그로인해 그/녀가 일상의 사회적 관계(일, 성쾌락..)를 위해 필요한 자아기능들이 온전히 작동되지 못하는 일종의 '마비' 상태에 처하게 된다. 심신이 멍하고 혼미 불안하고, 내면에서 솟는 긴장을 해소하고픈 (무의식적) 욕망과 환상, 그걸 거부하는 힘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심신의 무기력에 빠진다. ("아. 할 수만 있다면...~하고 싶다!..이런 혐오스런 나쁜XX!....불편하고 복잡한 이 마음상태, 다 귀찮고 싫다!") (대다수의) 히스테리는 기억도 모호한 오래전에 유혹을 체험한 자다. 그/녀는 어린시절에 유혹당한 자다. 그로인해 '그 당시'에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 채 억압한 부담스런 성흥분이 내부에게 그대로 강하게 역동한다. 그 역동은 삶을 자주 불편하게 만들기에, 그/녀는 그 상태에서 몹시 벗어나고 싶어한다.("부디 힘있는 누군가 복잡하고 짐스런 이 흥분과 불안을 다 담아가 주세요! 이런 저를 비난하지 말고 공감해주세요~") 그 과잉 성에너지가 제3의 (이상화) 대상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발산(투사)되면, 그 대상은 그/녀가 겪은 것과 유사한 유혹된 생리심리 상태에 처하게 된다. (유혹된 그 마음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가?!) 그리고는 투사된 유혹에너지에 혼합된 (욕구의 모욕적 좌절로 인한 과거의 열등감과) 분노가 혹시 대상을 파괴할까봐 염려되어, 무의식의 그 정서에너지와 생각의 상당부분을 자신의 신체증상으로 전환시켜 분출한다. 히스테리란 이처럼 '대상'이 자신에 의해 파괴되거나, 세상의 가혹한 비난에 의해 자기가 거세되는 극단적 위험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체증상을 생성해내는 자다.("스스로 고통받고 있는 저, 나쁜 사람 아닙니다!") 히스테리는 대체 누구에게 유혹된 것인가? 현실에서 그 대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성의 부모, 친인척, 주변 인물, 우연한 외부인... 이런 불특정인이 일단 (여자)아이에게 강한 성자극을 줄 경우, '그 대상'과 그 경험은 '억압'되어 평생 지워지지 않는 '최초성대상''유혹'으로 흔적을 남긴다. 그 결과 무의식의 '그 대상'과 유사 특성을 지닌 어떤 대상을 만나면, 그 대상이 주는 어떤 자극에 무의식의 정서가 연결되어 강한 흥분이 활성화되고, 그 기운이 현재의 대상에게 투사되면, 그/녀 내부의 흥분이 전해져 '유혹'을 일으킨다.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능력을 지닌 그/녀는 현재의 애정 대상에게 억압된 과거의 무의식적 긴장 흥분을 해소하고 싶어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욕망은 그녀 내부의 어떤 요인에 의해 스스로 '좌절'된다. 사람을 유혹만 할 뿐 온전한 사랑과 쾌감을 향유하지 못하게하는 히스테리의 내적 요인은 극심한 거세불안과 죄책감이다. 이 정서는 그/녀가 오래전에 겪은 강한 성자극이 그 당시 또는 나중에 그녀 스스로에 의해 부도덕한 '금지된 욕망, 금지된 쾌감'으로 해석된 데에 기인한다.('부정적 사후작용') '금지된 욕망 표상'은 자동적으로 거세불안과 죄책감을 일으키며, 견디기 힘든 그 정서들과 표상에 대해 '억압'이 작동되기에, 이후부터 그/녀의 무의식은 거세불안과 죄책감에 구조적으로 시달린다. 그/녀의 자아는 자신의 한계를 반성하고 대상을 배려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부정적으로 해석된 채 무의식에 저장된 그 수치스런) 정서와 표상은, 결코 기억할 수도 '말로' 표현할 수도 없기에, 혼자힘으론 변화될 수도 성장할수도 없다. 그 흥분스럽고 수치스런 묘한 정서, 긴장, 불안은 무의식에 간직된 채 삶의 분위기를 좌우하므로, 내면의 불편한 뭔가가 해소되어 해방되기를 늘 바라게 되고...종종 신체와 정신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신체의 고통쯤이야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데, 그것에 (사랑환상이 교란 붕괴되는) 예외적 스트레스가 첨가되면, 버티기 힘든 무기력과 불행감에 빠진다. (그 때가 가장 힘든 위기 순간인 동시에 변화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회의 시기다!) 보통사람의 눈으로 보면, '유혹'받아 강렬한 성 흥분에 취하고, 그 흥분과 열정을 유혹을 일으킨 그 매력 대상과의 연애 관계를 통해 분출한다면...더할나위 없는 쾌감과 행복을 향유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유혹'은 인생을 에로틱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짜릿하고 드라마틱한 무엇이다! 그런데 왜 거기에 '히스테리 신경증'이라는 병리적 명칭이 따라다니는 것인가? 타인의 관심을 유난히 끌고 마음에 사랑의 불꽃을 일으키는 히스테리의 열정적 애정 욕구에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가? 히스테리는 타인에게 사랑을 일으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랑욕구를 누군가에게 표현해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고 향유할 수도 없는 동화 속 '인어공주' 같은 존재다. 진정 사랑하는 대상에겐 결코 성쾌감을 얻을 수 없는 사랑! 강한 성자극을 최초로 각인시킨 유년기의 (금지된) 욕망대상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현실에서 사랑해선 않되는 대상(...)에게만 열정이 일어나 유혹하기 때문에, '금지된 욕망'은 결코 향락에 도달하지 못한 채, 심한 불안과 신체경련 증상을 원인모르게 반복한다. 유혹받고 버림받은 상처와 분노를 지닌 애잖한 유혹자 히스테리! 그/녀를 위해 어떤 위로와 안식을 줄 배경음악이 적합할까? ~ 섬뜩하고 모호하고 초의지적인 무의식과 끈질기게 대결하는 정신분석의 역사는 고통을 호소하는 히스테리 여성들의 애절한 마음에 대한 프로이드의 짙은 연민 공감과 더불어 시작된다. 어찌해야 그녀들의 고통증상을 없애줄 수 있는가? "부디, 이 지겨운 불안과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제발 삶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해주세요!"("그런데 사모하는 당신, 제 사랑요구를 '진짜' 들어주시면 제가 몹시 힘들어 집니다!") 이 소박한 듯 '복잡한 호소'에 그대는 어찌 응답할 것인가? 그대가 히스테리의 파트너 내지 분석상담가라면 어떤 도움을 어떻게 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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